We all need to communicate and connect with each other1 - Williams, B.
AAC (보완대체의사소통,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란, 생각, 요구, 그리고 감정 등을 표현하기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발화 이외의 모든 형태의 의사소통 수단을 말한다2. 자폐성 장애, 소아마비를 겪고 있는 발달장애 아동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으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후천적인 의사소통 장애를 가진 성인들에게도 사용될 수 있다. 크게 AAC는 다음과 같이 비도구형 (unaided)과 도구형 (aided)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비도구형이란 도구 없이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몸짓 상징, 얼굴 표정, 그리고 수화 등이 비도구형 AAC에 포함되는데, 이러한 의사소통의 공통점은 대상자가 다른 도구나 기기 없이 스스로 의사소통 할 수 있다는 것이다3.
다음으로, 도구형이란 말 그대로 ‘도구’를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수단은 연필로 종이에 글이나 그림을 그려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특수학급에 방문하면 그림판에 학생들이 해야할 일을 스티커로 붙여놓은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것도 ‘그림판’이라는 도구를 사용한 도구형 AAC에 속한다. 최근에는 기술의 진보로 인해 태블릿, 휴대폰 기기가 많이 보급되고 있고, AAC 학계의 주된 관심사는 이러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도구형 AAC에 맞춰져 있는 추세이다.
사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 이미지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아래 이미지는 태블릿에 행/렬로 되어있는 상징 레이아웃을 보여주고,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상징을 터치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때, 상징을 클릭하면 TTS (Text-to speech) 기술을 이용하여 청자가 들을 수 있도록 발화를 해주는데, 대부분의 아동 대상자들이 사용하는 aided-AAC가 이런 상징 AAC에 해당한다. 또한, 저명한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 휠체어에 설치하여 eye-gazing으로 의사소통 하는 것도 AAC에 해당한다.
놀랍게도, AAC 사용의 시작은 무려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기원전 4세기에 플라톤이 농인 아테네인들이 의사소통 하기 위하여 수화를 사용하였다고 기록하기도 하였지만, 본 영역은 근/현대로 그 시기를 제한한다). 당시 의사소통 전문가들은 상징판을 이용하여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의사소통 하도록 도왔다고 한다. 이후 언어병리학자 (이하 SLP)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습득하기 쉬운 AAC를 고안하기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표식, 상징, 기법 등을 개발하는 데에 연구의 초점을 두어왔다.
이후, AAC 학계는 스마트 시대를 접하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전에도 기기를 이용한 AAC의 시도는 많았지만, 대부분 i) 비싸고 ii) 사용법이 어렵다는 단점으로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나 태블릿, 모바일 기기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SLP 및 AAC 연구자들은 AAC를 모바일 기기에 적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4.
하지만, 현재 AAC 연구는 i) 의사소통 속도 및 효율을 올리는 것이 주된 관심사이고5 6, 좀 더 low-level한 연구로 들어가더라도 ii) 흥미로운 시스템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에 집중하고7 8, iii) 이에 대한 메타분석이 주를 이루는 등 연구 범위가 꽤나 제한되어 있는 것 같다. 아동-기기 인터랙션 외에 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부모, 교사, SLP)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전제 아래, 보호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9 10.
Northeastern의 Meryl Alper 교수는 본인의 저서에서, 기술 자체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AAC에서 중요한 stakeholder들의 역할, 사회적 implication 등이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한다11. 1977년 Wall Street Journal에서 “hand-held 디바이스가 장애인들에게 목소리를 선사한다”는 헤드라인으로 AAC의 잠재력을 널리 소개하였지만, 30여년이 지난 2012에도 CNN에서 “기술이 자폐성 장애 아동을 돕는다”는 헤드라인으로 AAC를 소개한다. 이것이 암시하는 것이 무엇이냐면, AAC를 너무 ‘기술이 제공하는 만능 툴’로 보는 나머지 Alper이 제시한 것처럼 AAC의 성공적인 사용에 상당히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지나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이화여대를 중심으로 AAC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회적 시선 및 자원의 부족 등으로 AAC가 널리 퍼지지는 못하는 실정이다12. 이와 같이, AAC는 미국과 같이 인식이 개선되어 있고 보다 개방적인 일부 국가의 환경을 너무 전제로 한 경향이 있다 (미국은 medicare에서도 AAC를 커버한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AAC는 너무 ‘이상적’인 mediator로서만 바라보면 안되고 사회 불균형, 보호자들의 통합 등을 전제로 한 보다 다양한 환경에 적용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Reference
Beukelman, D. R., & Mirenda, P. (2013). Augmentative & alternative communication: Supporting children and adults with complex communication needs. Paul H. Brookes Publishing. ↩
Williams, B. (2000). More than an exception to the rule. Speaking up and spelling it out: Personal essays on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245-254. ↩
https://www.asha.org/public/speech/disorders/AAC/ ↩
McNaughton, D., & Light, J. (2013). The iPad and mobile technology revolution: Benefits and challenges for individuals who require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
http://depts.washington.edu/augcomm/02_features/04d_rateenhance.htm ↩
Kushler, C. (1998). AAC: Using a Reduced Keyboard. ↩
Black, R., Waller, A., Tintarev, N., Reiter, E., & Reddington, J. (2011, October). A mobile phone based personal narrative system. In The proceedings of the 13th international ACM SIGACCESS conference on Computers and accessibility (pp. 171-178). ↩
Jeon, K. H., Yeon, S. J., Kim, Y. T., Song, S., & Kim, J. (2014, September). Robot-based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for nonverbal children with communication disorders. In Proceedings of the 2014 ACM International Joint Conference on Pervasive and Ubiquitous Computing (pp. 853-859). ↩
Shin, D. H., Song, J. Y., Song, S. W., Park, J. S., Lee, J. H., & Jeon, S. J. (2020, April). TalkingBoogie: Collaborative Mobile AAC System for Non-verbal Children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and Their Caregivers. In Proceedings of the 2020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
Beigel, A. R. (2000). Assistive technology assessment: More than the device. Intervention in School and Clinic, 35(4), 237-243. ↩
Alper, M. (2017). Giving voice: Mobile communication, disability, and inequality. MIT Press. ↩
김경양. (2017). AAC 기기 활용 중재서비스를 위한 요구 및 인식 연구. 보완대체의사소통연구, 5(1), 95-124. ↩